기화된 금속 구름의 수수께끼 (circumplanetary disk, 항성 감광, 행성 충돌)

 

기화된 금속 구름의 수수께끼 (circumplanetary disk, 항성 감광, 행성 충돌)
기화된 금속 구름의 수수께끼 (circumplanetary disk, 항성 감광, 행성 충돌)

3,000광년 떨어진 태양형 항성 J0705+0612가 2024년 9월부터 9개월 동안 평소보다 40배 어두워진 사건이 관측되었습니다. Johns Hopkins 대학의 천문학자 Nadia Zakamska는 이 현상에 주목했고, Gemini South telescope와 Apache Point Observatory 3.5-meter telescope, 6.5-meter Magellan Telescopes를 동원한 추적 관측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항성을 가린 것은 폭 1억 2천만 마일에 달하는 거대한 금속 증기 구름이었으며, 이 구름은 미지의 천체에 중력적으로 결속되어 있었습니다.


## circumplanetary disk의 정체와 금속 바람의 3차원 구조


이번 연구의 핵심은 Gemini High-resolution Optical SpecTrograph(GHOST)를 통한 분광 관측에 있습니다. Zakamska 연구팀은 구름이 항성 앞을 지나가는 2시간 동안 집중 관측을 실시했고, 그 결과 이 구름이 철과 칼슘을 포함한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천문학자들이 관습적으로 'metals'라고 부르는 이들 중원소의 기체 상태 바람을 3차원으로 매핑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구름의 크기는 지구 지름의 약 15,000배에 달하며, 관측 당시 J0705+0612로부터 약 12억 마일 떨어진 위치에 있었습니다. 이는 지구-태양 간 거리의 13배에 해당하는 먼 거리입니다. GHOST의 민감도 덕분에 연구팀은 단순히 기체를 검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름 내부의 물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까지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Zakamska는 "이런 시스템에서 이전에는 결코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름의 속도와 방향을 매핑한 결과, 이 구름이 중심 항성과는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 행성계 외곽에 위치한 이차 천체에 중력적으로 묶여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만약 이 미지의 천체가 항성이라면 이 구름은 circumsecondary disk가 되고, 행성이라면 circumplanetary disk가 됩니다. 어느 쪽이든 이런 종류의 구름이 항성을 가리는 현상, 즉 occultation을 관측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이 발견은 항성계가 단순히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계속 재편되는 역동적 시스템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20억 년이나 된 성숙한 시스템에서 이런 대규모 물질 구조가 발견되었다는 점은, 우주가 얼마나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다만 이 단일 사례가 얼마나 일반적인 현상을 대표하는지, 혹은 우리가 이제야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포착할 수 있게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 항성 감광 현상과 태양형 별의 비정형적 어두워짐


"태양 같은 별들은 아무 이유 없이 빛을 멈추지 않습니다"라는 Zakamska의 말은 이번 현상의 비범함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태양형 항성의 광도는 주로 내부 핵융합 반응에 의해 결정되므로, 9개월이라는 긴 기간 동안 40배나 어두워지는 현상은 통상적인 항성 물리학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항성 자체의 변화가 아니라 외부 요인, 즉 거대한 구름에 의한 차폐 효과였습니다.


이런 dramatic dimming events는 천문학에서 매우 드문 현상입니다. 대부분의 항성 감광은 훨씬 짧은 기간 동안 발생하거나, 변광성과 같이 항성 내부의 맥동에 기인합니다. 그러나 J0705+0612의 경우는 명백히 외부 구름에 의한 occultation이었으며, 2025년 5월에 원래 밝기를 회복했습니다. 이는 구름이 항성 앞을 완전히 통과했음을 의미합니다.


연구팀은 Gemini South telescope와 다른 망원경들의 관측 데이터를 archival data와 결합하여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이 구름은 단순히 항성 주위를 떠도는 먼지가 아니라, 특정 천체의 중력에 의해 구조적으로 유지되는 거대한 disk임이 밝혀졌습니다. 이 천체는 최소한 목성 질량의 몇 배는 되어야 하며, 실제로는 훨씬 더 무거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항성 관측에서 이처럼 장기간의 감광 현상이 포착된다는 것은, 우리가 관측하는 항성의 밝기가 내부 과정만이 아니라 주변 환경에도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외계행성 탐사나 항성 진화 연구에서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구름이 형성되는 과정과 그 지속 기간, 빈도 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면, 우리는 행성계의 진화 과정을 훨씬 더 정확하게 모델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행성 충돌 가설과 성숙한 행성계의 격변적 사건


연구팀은 이 거대한 금속 구름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행성 충돌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J0705+0612를 공전하던 두 행성이 충돌하면서 먼지, 암석, 그리고 다양한 잔해를 우주 공간으로 분출했고, 이것이 기화되어 현재의 금속 증기 구름을 형성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종류의 대규모 충돌은 혼돈스럽고 젊은 행성계에서는 흔히 발생하지만, 약 20억 년이나 된 이 시스템에서 일어났다는 점은 매우 예외적입니다.


Zakamska는 "이 사건은 성숙한 행성계에서도 여전히 극적이고 대규모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라고 설명하며, "우주는 정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며, 창조와 파괴, 변형의 지속적인 이야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행성계가 형성된 이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는 전통적인 관점에 도전하는 발견입니다.


그러나 비판적으로 보면, 이 행성 충돌 가설은 아직 추론의 영역에 머물러 있습니다. 왜 20억 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이런 대규모 충돌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대안적 시나리오들, 예를 들어 외부 천체의 근접 통과나 공명 효과로 인한 궤도 불안정성 등과의 비교 검토도 제한적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런 사건이 우주에서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아니면 우리가 이제야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포착할 수 있게 된 것인지도 불분명합니다.


미지의 동반 천체가 고질량 행성인지 저질량 항성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이는 "행성"과 "별"이라는 이분법적 분류가 실제 우주에서는 연속적인 스펙트럼을 이룬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만약 이 천체가 brown dwarf와 같은 경계 영역의 존재라면, 이는 항성 형성과 행성 형성 과정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The Astronomical Journal에 2025년 1월 21일자로 게재되었으며, 성숙한 행성계가 여전히 역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겪을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합니다. 다만 이 발견을 일반화하고 다른 시스템과 비교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측 사례와 이론적 모델링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주가 "계속되는 창조와 파괴의 이야기"라는 Zakamska의 표현은 이번 발견의 본질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으며, 동시에 우리가 아직 우주의 역동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겸허하게 인정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번 발견은 항성계가 형성 이후에도 끊임없이 재편되는 시스템임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3,000광년 떨어진 J0705+0612의 9개월간의 감광 현상은, 우리가 우주를 관측하는 방식과 행성계의 진화를 이해하는 틀 자체를 재고하게 만드는 사건입니다. 다만 단일 사례가 얼마나 대표성을 갖는지, 그리고 이런 격변적 사건이 행성계 진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앞으로의 연구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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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 mystery object is holding this 120 million-mile-wide cloud of vaporized metal together / Space.com: https://www.space.com/astronomy/stars/a-mystery-object-is-holding-this-120-million-mile-wide-cloud-of-vaporized-metal-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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